yle="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fareast-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hansi-font-family: 한양신명조">‘설산(雪山)’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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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le="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hansi-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ascii-font-family: 한양신명조">첫 산행에 대한 긴장감과 행여나 제때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퇴근 후 일찌감치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밤 9시. 하늘에는 별들이 반짝인다. 너무 긴장한 탓일까? 가볍게 알코올의 힘을 빌린 후, 인근 찜질방에서 잠을 청하기로 했다. 12시, 1시 새벽 알람 소리에 번쩍 눈을 떴다. 옆 사람의 알람이었다. 채 2시간의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내내 뒤척인 것이다. 깬 잠을 다시 이어가기는 역부족이다. 잠자리를 어렵게 벗어나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가며 마음과 정신을 모았다.

yle="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hansi-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ascii-font-family: 한양신명조">올해 첫 산행이 예정된 2009년 1월 31일 새벽 3시 30분. 새벽 어둠을 뚫고 77명의 산행팀은 2대의 버스로 대관령을 향했다. 고속도로로 접어들자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깊은 단잠을 잤다. 그리고 창밖이 환해져 옴을 느꼈다. 눈을 떴다. 세상은 온통 하얀 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침 식사가 예정된 식당 앞. 차에서 내린 일행은 온통 하얗게 변한 또 다른 세상을 맞았다. 쌓인 눈밭으로 하염없이 눈이 내렸다. 황태국과 된장찌개에 아침을 채우고 곧바로 출발했다.

yle="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hansi-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ascii-font-family: 한양신명조">첫 도전 구간은 능경봉(1,123m). 산의 초입에 쌓인 눈의 깊이는 대략 10여 센티미터가 넘었다. 세상이 온통 새하얗다. 산에 오를수록 눈은 더 많이 쌓여 있다. 내리는 눈발은 잠시도 쉬지 않는다. 오로지 세상은 하얗게 변해 있을 뿐이다. 살명서 이토록 많은 눈이 내렸고, 지금처럼 내린 적이 있을까? 모두의 입에서 연신 기쁨과 환희의 비명이 이어진다. 앞 사람의 흔적만을 쫓으며 눈 속으로 빠져들 뿐이다.

yle="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hansi-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ascii-font-family: 한양신명조">설산(雪山)은 마치 바닷가 모래 위를 걷는 것 같았다. 다행히 눈이 주는 완충작용으로 다리 통증은 없었다. 마음속에 끌어 오르는 ‘저 눈 밭에 그냥 들어 누워 세상을 안을까’, 어느새 나는 눈 밭 한 가운데에 벌러덩 누워 있었다. 또 다른 무리의 산꾼들이 몰려와 연신 촬영으로 분주하다. 여기저기서 눈에 뒤엉켜 사람과 눈이 하나가 산 속에 빠졌다. 능경봉은 완만했다. 잠시 머물며 긴 호흡을 가다듬었다. 작은 능선 위에 난 표적이 인상적이다. ‘능경봉, 1,123m' 9시 30분 출발 후, 1.8.km의 설산을 약 1시간이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다. 모두들 ’산꾼’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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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le="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hansi-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ascii-font-family: 한양신명조">곧바로 내딛었다. 오늘의 최고봉 ‘고루포기산’ 1,238m 내리막도 잠시 깎아 지른 절벽 같은 오르막길을 한 발 한 발 전진이다. 여기서부터 6.2km를 가야 고루포기산에 도착한다. 앞사람의 발자국만을 찍고 그저 걸을 뿐이다. 눈은 잠시도 쉼 없다. 지루하고 가파른 눈길을 그냥 걸었다. “정상에는 식사 할 곳이 없습니다” 모두들 정상을 앞두고 준비해 온 음식을 먹었다. 정말 맛있는 진수성찬의 점심이다. 온갖 음식이 다 출현한다. 수육,족발,딸기,라면,해물탕,더덕주,복분자주 등 이루 다 담을 수 없을 ‘산해진미’ 결정판이다.

yle="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fareast-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hansi-font-family: 한양신명조">1시가 조금 넘어 도착한 고루포기산 정상, 준비해 온 기원제 제사를 올렸다. 핵심은 S&T의 무궁한 발전이다. 건강과 행운, 행복이다. 모두가 경건한 마음으로 제를 올렸다. 그리고 잠시의 휴식 후 곧바로 하산에 접어들었다. 하산 목적지인 닭목재까지는 6.5km. 또 지루하고 먼 거리다. 내리막길도 너무나 경사지고 미끄럽다. 하산길에 찾아온 약간의 여유로 나는 어느새 주변의 경관에 감탄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밟지 않은 저 편 넓은 공간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슬라이딩. 이건 영원히 맛볼 수 없는 행복이다. 그리고 한참동안 눈을 받았다. 무념무상이다.

yle="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hansi-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ascii-font-family: 한양신명조">눈길을 걸었다. 김구 선생님의 말씀<서산대사의 詩, 김구의 좌우명>도 머리를 지나갔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우리 일행 중에도 맨 선두에 서 있는 산행대장님은 뒤따르는 대원들의 길잡이가 되어 이 힘든 길을 헤치고 있었다. 아무도 다녀간 흔적이 없는 새하얀 길.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고 또 도전하는 이의 발걸음이 새겨진 이 눈길에 우리 영혼의 힘들이 새겨질 것이다. 포기를 모르는 강인한 도전정신. 그것이 S&T의 정신일 것이다. 이 새하얀 눈 속에 77명의 도전과 열정, S&T맨들의 영혼을 심는다.

yle="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fareast-font-family: 한양신명조; mso-hansi-font-family: 한양신명조">7시간의 긴 여정은 끝이 났다. 아무도 힘들어 하는 사람이 없다. 모두의 입가에는 성취의 기쁨이 가득하다. 누구의 강요도 아닌 스스로의 결정으로 참가한 이번 설산 산행은 평생 잊지못할 소중한 기억으로, 그리고 S&T의 역사에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정말 멋진 산행이었다.